럭비 2011/03/29 17:29 by 달이

신랑이 럭비를 좋아해서 챙겨보는 편이라 이번에 처음으로 럭비 관람을 하러 홍콩 스테디움에 갔다.

일반적인 럭비와는 조금 다른 SEVENS 럭비인데, 한팀의 인원은 7명, 플레이 타임은 7분씩 전후반 + 휴식시간 해서 15분만에 끝나는 아주 빠르고 경쾌한 게임이다. 일반 럭비는 플레이인원 15명  40분씩 전후반 휴식은 10분. 

나도 럭비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신랑이 계속 설명해줬다. 내가 처음 럭비를 접한건 대학교 때 아이실드21이었으니.. (그것도 미식축구..) 


첫날은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사람이 아주 많았다. 홍콩에서 하는 럭비게임이라 관람자 대부분이 서양인이었다. 세븐스는 76년부터 홍콩에서 시작되었고, 빠른 경기 진행과 잦은 휴식타임이 팬을 모으기에 충분하단 느낌이다. 이기고 지는게 휙휙 지나간다. 게다가 럭비 자체가 몸을 부딪치며 하는 격렬한 게임인지라 순식간에 점수를 따고 또 순식간에 역전당하는게 너무 재미있었다.


볼을 들고 상대편 바깥라인까지 달려서 땅을 터치하면 점수를 얻고 점수를 얻는것은 트라이라고 하고 트라이하면 한번에 5점, 그리고 킥의 기회가 주어진다. 킥이 골 가운데로 들어가는 것이 성공하면 2점.


잉글랜드와 중국. 아주 큰차이로 지고 있다..-_- 동양권은 럭비를 즐긴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수준이 별로다.. 제일 잘하는 건 일본, 그리고 홍콩 중국 말레이시아 우리나라..... (....) 이 다음 시합은 뉴질랜드와 우리나라였다. 무려 64: 0으로 졌음..(완전 대박으로 패했다.....그래도 뉴질랜드는 올해 우승팀이었으니까 뭐..) 뉴질랜드 팀은 한명씩 돌아가며 골 넣고 누구는 놀고....응원하는 사람도 거의 없고...  


그렇지만 의외로 우리나라는 76년 홍콩세븐스의 첫 참가팀중 하나였다...;;;



경기는 여러나라 24개국(뉴질랜드,프랑스,포르투칼, 한국, 잉글랜드, 미국  일본, 중국, 사모아, 스코트랜드, 통가, 맥시코,피지, 캐냐, 러시아, 말레이시아, 북아프리카, 웨일즈, 홍콩, 스페인, 호주, 아르젠티나, 캐나다, 짐바브웨) 이 참여하고 3일만에 모든 게임이 끝난다. (영국이 잉글랜드, 웨일즈, 스코트랜드로 나누어 참여하고 중국이 중국과 홍콩으로 나뉘어있는게 홍콩에서 하는 게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3일 표가 모두 있었는데 자리는 정해져있지 않다. 그런데 회사이름으로 단체 예약을 하면 정해진 자리가 있는듯? 잘 모르겠음.. 


쉬는 시간이 매 7분마다 있고 그떄마다 카메라가 사람들을 비춰줘서 관람자들이 재미있는 코스튬을 입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 보통인듯하다. 정말 많았음. 게다가 '세븐스를 보러오는 관람자들의 이상한 복장'을 주제로한 홍콩 세븐스 게임의 광고가 있다.  팀으로 스폰지밥이나 슈퍼마리오나 드레곤볼이라던가, 발레복이나 인디언무리, 삐에로, 로마군인복장 등 헤아릴수없다. 


두째날에 포르투칼과 한국 경기에서는 우리나라가 그래도 두골이나 넣었다... 나 혼자 소리지르고 응원했다. '오 신기해! 잘한다?!?! ' (<-요런식.... ) 사람들이 다 쳐다보았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떤 혼혈 아가씨가 가슴이 크고 예쁜데 파인 비키니 상의를 입고 헤드드레스를 했길래 얼른 찍었다.. 근데 잘 안나왔다 엉엉 ㅠㅠ



마지막은 뉴질랜드와 잉글랜드의 치열한 게임이었다. 두나라 모두 너무 잘하더라.. 스태디움은 대부분이 잉글랜드 출신인지 잉글랜드를 응원했다. 난 뉴질랜드가 왠지 더 맘에 들어서 뉴질랜드 응원.. 그리고 다 끝나고 관악대랑 폭죽쇼~



그리고 무엇보다 맘에 들었던 (....)부분은 뉴질랜드 팀이 이긴 기념으로 HAKA를 췄다는 거... 

나는 잘 몰랐는데 신랑 말로는 원래 15인 게임에서 뉴질랜드 팀은 게임전에 항상 저 War dance를 춘다고 한다... 

막 근육이 울룩불룩한 잘 태운 남정네들이 하나둘씩 웃도리를 벗어던지더니 정자세를 취하고선 심각하고 무서운 얼굴로 마법의 주문같은걸 외기 시작했다. 우왕 멋있다...



저 춤은 뉴질랜드 전통 War dance로 경기전(전통적으로는 전쟁전) 스스로를 싸움에 준비하고 투지를 불태우며 상대방을 나의 상대로 인정하며 태양의 신에게 전쟁을 치룰 준비가 되었다고 전하는 그런 의미의 춤으로 뉴질랜드에서는 법으로 지정해 보호하고있는 그런 춤이다. 15인 럭비 경기에서는 경기전에 뉴질랜드 팀이 춤을 추고싶다는 의사를 밝히면 항상 추고 시작하는(심판과 게임진행에서도 인정! 무려 1888년도영국에서 한 럭비 토너먼트에서부터 시작) 하나의 중요한 의식이다. 물론 이번에는 다 끝나고 이긴 기념으로 췄지만...  


뉴질랜드의 농구, 하키, 여자럭비, 뭐 여기저기 스포츠 모든 곳에서 다 하고 있는 것 같더라. 외국에서는 나이키나 IVECO(쫌 등치큰 자동차브랜드)광고로도 쓰인적이 있다. 유투브에서 Haka치면 나오는데 지금 중국이라 유툽을 이용할수가 없다..ㅠㅠㅠㅠㅠ 

아주 섹시하고 전통적인 의미는 어찌됬던 결론적으로는 상대방 겁을 주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무시무시함.(뭔가 확 끓어오르는 오로라가 있다...) 너무 재미있는 전통이라 언젠가 만화에서 한번 써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가는 길은 무지하게 사람이 많아서 길을 꽉 채우고도 모잘라서 어깨로 밀면서 앞으로 움직였다. 술마신 사람들이 신이나서 도로에서 노래부르고 재미있는 코스툼의 사람들은 일반인들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세븐스는 매년 있다고 하니 내년에는 나도 좀 특별한 코스튬을 준비해서 보러와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도 너무 재미있었고.. 


럭비는 축구같이 니가 날쳤네, 쟤가 날 쳤네 하는 치사한 몸부림이 없어서 속이 시원하다. 막 부딪치고 막 굴러다니고 치고 박고 싸우고 앞으로 달리는데 아주 통쾌하고 게임 자체가 애들 싸움같긴해도 ('내 공 내놔 이 XX야!!!!' '악' '시러' '내놔앗' '퍽퍽' '우악' '뺏겼어!!' ' 악 쫓아가!!!' ......)  게임끝이 너무 깔끔하다. 신랑 말로는 대부분의 팀이 게임끝나고 같이 술마시러 간다는데.. (축구와는 다른 모습.. 유럽축구는 상대편 팀은 나의 적임..)

어떤 사람이 유투브 하카 동영상 밑에 남긴글이 생각나서 적어보자면

Soccer is gentlemen's game play by hooligans, Rugby is hooligans's game play by gentlemen.

전 매우 동의합니다. 


어쨌든 '관람'에 즐거움을 느낀 스포츠는 럭비가 처음이었다!







덧글

  • 패션의제왕 2011/04/23 02:45 # 삭제 답글

    재밋겠다 ㅠㅠ 글 잘봣어요
  • 달이 2011/05/02 00:45 # 답글

    열심히 적었는데 반응해주시는 분 없어서 쓸쓸했는데 감사합니다 ㅠㅠ?
  • 도재우 2011/11/20 15:09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달이님. 저는 도재우라고 합니다. 대학강사로 일하고 있고, 체육진흥원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국내에 “홍콩 럭비 세븐즈”와 같은 성공적인 국제 스포츠 이벤트를 기획하고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홍콩 럭비 세븐즈에 참가한 분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달이님의 블로그를 접하게 되고 이렇게 연락드립니다.
    급작스러운 부탁일 수도 있겠지만 메일을 통해서 5가지 질문에 답변해 주실 수 있는 여유가 되시는지요. 꼭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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